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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안암(眼癌) - 2004년 2월 매일신문
작성일 2004-02-06
내용

안암(眼癌)

암(癌, 악성종양)은 의학기술이 발달된 현대에서 조차도 가장 인류를 괴롭히는 치명적인 질병 중의 하나로 뇌-심혈관계 질환과 함께 인간의 사망원인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암(癌)은 손발톱과 머리카락을 빼 놓고는 모든 장기에 생길 수 있다는 말처럼 인체 어떤 곳에서도 발생가능하며 암이 생긴 조직의 파괴뿐만 아니라 주위 장기나 혈관이나 임파선을 타고 먼 곳으로 전이(轉移)됨으로써 개체를 사망에 이르게 한다. 환경오염이 심해지고 식습관이 바뀌면서 최근 암은 증가 추세에 있으며 TV나 영화의 당골 메뉴이기도 하다. 요즘 인기 있는 TV드라마는 모두 여배우를 암으로 죽여야지만 흥행에서 성공하는 것처럼 보인다. 어느 비평가의 말처럼 메디칼 드라마도 아닌데 말이다...

눈에 생기는 암은 흔하지는 않지만, 대표적인 안암(眼癌)에는 아이들에게 주로 생기는 망막모세포종(retinoblastoma)와 어른에게 생기는 악성흑색종(malignant melanoma)과 임파종(lymphoma) 등이 있다. 요즘 S방송에서 방영 중인 TV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이 시력을 잃어가는 원인은 아마도 눈 속(맥락막이나 모양체)에 생긴 악성흑색종으로 생각된다. 악성흑색종은 흑인이나 동양인보다는 백인에게 흔하며 여자보다 남자에게 많고 주로 한쪽 눈에 생긴다. 눈 속의 멜라닌색소세포에서 발생하며 햇볓에 장시간 지속적으로 노출된 경우 흔하며 나이가 들수록, 가족 중에 환자가 있을 때 발생률이 높아진다. 대부분 많이 진행될 때까지 통증이나 증상이 거의 없으며, 눈이 충혈되고 시력이 떨어지고 시야가 좁아지며 초자체출혈이나 망막박리, 백내장, 녹내장 등을 동반할 수 있다. 바깥에서 보이는 홍채에 생긴 흑색종은 진단이 빠르고 치료가 비교적 쉽고 예후도 좋지만, 맥락막이나 모양체같이 눈 속에 생긴 경우는 합병증이 생기거나 종양이 주위조직을 누르거나 주변으로 번져 증상이 나타날 때까지의 기간이 오래 걸리고 제거도 쉽지 않아 홍채에 생긴 경우보다 전이도 많고 따라서 예후가 나쁜 경우가 많다. 예후는 종양의 크기와 위치, 나이와 주위조직의 침범여부가 중요하며 혈관을 통해 다른 장기 특히 간으로의 전이여부도 중요하다. 치료로는 안구적출과 방사선치료(plaque radiotherapy), 광응고술, 레이저치료, 온열치료, 냉동치료, 국소절제술 등이 있으며 암이 홍채나 안구 내에만 국한되어 있을 경우 국소절제나 안구적출로 완치될 수 있지만 TV드라마에서처럼 맥락막 또는 모양체에 생긴 흑색종일 경우 불행하게도 안구적출술을 받는다 해도 50%는 재발이나 간 등으로의 전이로 인해 목숨을 잃는다.

암(癌)은 인생에 있어 결코 동반하고 싶지 않는 소리 없는 불청객임에는 틀림없고 아직 현대의학으로도 완치가 어려운 난치 질환이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며 또 조기진단이다. 보신을 위해 노루와 뱀을 먹기보다 그 돈으로 건강검진을 하라. 특히 암 발생의 가족력이 있거나 유전자결함보유자 같이 고위험군에 속하거나 나이가 들어가면 반드시 정기 건강검진을 받아보시기 바란다. 거기에 꾸준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습관과 긍정적인 사고와 절제된 행동양식은 더해 말할 필요가 있으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보다 소를 잃어버리기 전에 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상님들의 슬기를 또 한번 되새기게 된다.) 건강은 잃어보지 않으면 그 소중함을 모르며 그것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자 옆에만 있는 조금은 고약하면서도 귀한 선물이다.

한빛안과 박건욱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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